나와 콤퓨터


콤퓨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계이면서 또한 가장 미워하는 기계이다 (하도 말썽을 많이 부려서). 하루 24시간중 잠든 시간과 밥먹는 시간 빼놓고, 골프치는 시간 빼놓으면 나머지 시간의 대부분을 콤퓨터 앞에서 지난다.

내가 콤퓨터를 쓰기 시작한것은, 회사 업무용 대형 콤퓨터 밖에 없다가, 개인용 콤퓨터 즉 PC Apple에서 Apple-2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온지 몇달 안되서 부터니까, 한국인으로서는 몇째 안되게 오래된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때에 근무하든 AMI에서도 전사원중 제일 먼저 사무실에 설치했었으니까) 그 당시의 Apple-2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해서, Visicalc이라는 (지금의 Excel의 전신) Spread Sheet와 기본적인 Word Processor 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글자가 커서 한개의 화면에 나타나는 글씨수가 지금의 손바닥 콤퓨터 정도 밖에 안되어, 불편하기 이루 말할수 없었다. 거기에 프린터는 Dot Matrix라하여 한번 인쇄를 하려면 온 집안이 시끄럽게 드르럭거리는 프린터였다. 그러나 어쨌든 계산기 두드려 숫자를 다루다가, 한국의 생산 공장인 KMI에서 텔레타이프로 매일 들어오는 생산일보의 막대한 량의 숫자를 이놈에 입력하여, 계산도하고 도표도 그려 분석도하니까 그렇게 편리할수가 없어, 홀딱 반하여 버린것이 내가 콤퓨터와 인연을 맺은 시작이었다.

그후에 IBM PC가 나오고, 운용체제가 DOS에서 Windows로 바뀌면서 Mouse를 쓰기 시작하였고, 화면도 SGA, VSGA등 고해상도 화면으로 바뀌어, 지금과 같이 많은 글씨가 화면에 나타나서 많은 데이타를 한 화면에서 한결 쉽게 볼수있게 되었는데, 이 동안에 새로 산 콤퓨터가 몇대인지 헤아릴수도 없다 (아마 2년에 한대씩은 최소한 샀을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삼성에 있을 때에 도시바에서 처음으로 노트북이 나오면서 얼른 이것을 사서 (2천불이 훨신 넘는 값이었지만 삼성 돈으로 샀으니까) 출장 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그날 그날의 출장보고서를 써넣었다가, 귀국하는 비행기 속에서 정리하고, 귀국 다음날이면 프린터로 프린트하여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특히 젊은 임원도 콤맹이 많은데, 나이가 제일 많은 임원이 콤퓨터를 자유자재로 쓰는것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었다.

지금 우리집에는 콤퓨터가 세대가 있다. Desk Top 두대는 내방에 있고, Notebook한대는 침실에 있어, 집사람이 e-mail이나 check하고 있지만, 여행중에는 이것을 들고 다니면서, 매일 저녁에 호텔방에서 인터넷에 연결하여 e-mail도 챙기고, 그날의 증권시장도 살피고, 동아.com으로 서울 소식도 알아본다. 내방에 있는 Desk Top 두대는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e-mail이 들어 오면 그 즉시로 알수 있고, 증권시장의 증권시세를 on time으로 Display하여 매매도 10초도 안갈려 사고 팔고, 조앤2에 글을 올리기도 하며, 저녁 때가되면 (한국시간 아침) 동아.com으로 동아일보를 읽는다. Windows XP가 깔려있는 1호기는 또 80Gb의 외부 Hard Disk DVD Drive가 붙어 있어, Video DVD로 만들 때에 쓰이고 있다. 반면에 제2호기는 구형으로 Windows 98 SE가 깔려있어, XP가 받아주지 않는 옛날 프로그램들이 깔려있고, 주로 Excel을 이용한 숫자놀이에 제일 많이 쓰고 있어, 왼쪽의 1호기에 나타나는 정보나 숫자를 보면서 2호기에 입력시켜 계산도하고 분석도 한다. (소위 update/upgrade 됐다는 프로그램들은 내가 쓰지 않는 쓸대 없는 기능만 잔뜩 집어 넣어, 메모리만 많이 잡아먹고, 메뉴만 복잡해져, 쓰기만 어렵게 만든것이 대부분이라, 나는 옛날 version을 훨신 좋와한다.)

근래에는 사진을 갖이고 노는 일이 많은데, 그동안 우리집에 있는 사진을 모두 Scanner scanning하여 약5천장의 사진이 약 20개의 알범으로 시기에 따라 분류되어 콤퓨터 속에 들어가 있어, 어떤 사진이라도 몇초만에 찾을수 있고, 결혼초기부터 찍기시작한 8mm 가족영화를 전부 Video로 전환시키고, Video Camera로 찍은 Video Tape와 함께, 결혼부터시작하여 세아들의 출생부터의 기록등, 생활기록들을 전부 수십시간분의 DVD로 만드느라고 몇달을 고생하기도 하였다. 4년전 부터는 thechofamily라는 web site를 만들었는데, 이것도 처음에는 중구를 시켰었으나, 중구가 너무 바빠서 제때에 입력을 못시키기에, 이것도 지금은 내가 직접 입력시키고 있어, 무슨 일이 있으면 하루만에 사진과 소식이 한국에 까지 알려지기 때문에, 집사람이 우리는 비밀이 없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어쨋든 이제 콤퓨터는 나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될 가장 비싸고 중요한 장난감 (집사람 표현)이 되었다. 이제 나이 들어 2-3일에 한번씩 골프나치고 가끔 여행하는것 외에는 할일도 없는데, 이렇게 콤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드라면, 그 많이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런지 모른다. 아마 TV나 보고 지났을것이지만, 수백 Channel에서 수없이 보여주는 영화도 하도 보니까 거이가 본것 밖에 없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