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간
사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이 결성된지도
어언 l8개 성상.
그간 모진 바람을 힘차게 헤쳐나가 아마추어무선의 오늘을 이룩 하여 국가발전과 사회봉사에 공헌하신 이 책의 저자 조동인 아마추어연뱅
이사장님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아마추어무선은 무선기술의 개척자요,
사회봉사의 선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역사의 초기부터 경시와 박대를 받아왔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역경 속에서도 아마추어 무선은 개인의 이익을 초월하여 오로지 세계 인류와의 우호유지와 개개인의 기술 및 지식배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선진 국에서는 이미 그 위치와 존재를 인식하기에 이르렀읍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의 탄압과
626동란이라는 민족 비극에 의해 아마추어무선의 육성에 저해를 받아왔고,
더우기 무전기를 만지는 사람은 간첩이나 오열로 오인 받는다는 무선공포증 때문에 감히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는 설정입니다.
지난번 한국히말라야등반대의 조난
사고 때,
다른 모든 통신수단을 앞질러 그 상보를 알린 것도 우리 아마추어무선이었고,
난치병인 윌슨씨병으로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개 페니실라민을 안겨다 주는데 공헌한 것도 역시 한국 아마추어무선이 었읍니다.
아마추어무선은 개인의 이익이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취미를 위해서만 하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면 이와 같은 사설이 널리 알려지지 않으며, 따라서
알려지지 않은 미담은 이 밖에도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라디오기술사에서는 저자
조동인씨의 요청에 의해 과거에 발행되었던 “우정의
전파"에 여러 가지 손질을 가하여 이
책을 내놓게 되었읍니다.
이 책으로 해서 아마추어무선의 육성과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발행인으로서 바라는 바입니다.
1973년
7월
발행자 씀.
후 기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 올 때,
나는 곧잘 안테나를 쳐다보며 스스로 신기한 생각이 들곤 한다.
이론상으로 엄연히 그렇게 되어 있지만, 5미터 남짓한 구리줄이 8미터정도의
대나무 끝에 매달려 있을 뿐인데 내 목소리가 멀리 미국으로, 남미로,
아프리카로 전달되고, 그쪽의 목소리도 나에게 전달해 준다.
엄연히 그런줄 알면서도 신기한 느낌. 이것이 나를 아마추어 무선에 미치게 했다고 생각한다.
1954년 여름,
일본의 월간무선잡지 "무선과 실험"이라는 책을 사서
읽어 보다가
JA1AA 니 W6ABC 니하는 이상한 호출부호를 보았다.
방송국의 호출부호인
HLKA나 JOAK와는 그 구성이 다른 것이 이상하여,
용감히 JAlBU라는 호출부호 밑에 적힌 일본인 앞으로 편지를 냈다. JA1BU는
JABU라는 방송국 호출부호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한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약 두 달이 지난후, 알지도 못하는 한국 사람에게서 편지가 왔다.
일본의
JAlBU가 만나보라고 하더라는 내용이었다. 방 송국이 사람을
만나보라니... 어쨌든 만나자고 편지를 쓰고,
생면부지의 그 사람을 간첩 접선하는 식으로 만난 것이 내가 이 아마추어 무선을 알게 된 제1보였다.
그분은 이미 아마추어 무선을 알고 있었고, 햄의 전파로 외국과 교신하고 있었으며,
내 이름과 주소도 일본의 JA1BU라는 일본 햄과 교신중에 통고 받은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20년. 몇 번인가는 중단 되기도 하였지만,
아마추어 무선의 이 취미만은 도저히 버릴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마추어 무선은
낚시나 등산과 달리,
상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버라이어티가 많아지기 때문에, 나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전국민에게
이 취미를 보급할 수만 있다연,
전국민의 과학화, 산업발전에의 공헌, 민간외교에의 공헌,
비상사태에서의 봉사수단제공 등 국가 사회를 위하여 끝없는 보탬이 된다는 사실 때문에,
이 취미를 되도록 많은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실정은 아마추어
무선을 손쉽게 받아드릴 여건도 구성되어 있지 않거니와,
이것을 닐리 알려줄만한 문필가도 없고, 매스콤 관계자 중에는,
아마추어 무선을 이해하여 이를 소개할만한 사람이 아직은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 이다.
이래서 이
King of Hobby 라고 불리우는 아마추어무선을 단 한사람에게라도 더 알려주기 위하여,
서투른 솜씨로나마 1차적으로 시도한 것이
1965년에 발간한 "우정의 전파"라는
책이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아마추어무선으로는 장사가 될리 없고,
그때도 1.000부 한정판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자기술사의 김기호
사장님의 희생적인 출자로 발행이 되있었다. 그로부터 근 10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사정도 많이 바뀌었으므로, "우정의 전파"에
다시 손질을 하여 개정하고 보충한 것이 이 책이다 .
내딴에는 있는 재주 없는 재주 다
짜내어 썼지만,
워낙 문장 솜씨와는 거리가 먼 공학도의 입장으로는 겨우 이 정도가 고작임을 아쉽게 여길 뿐이다.
비록 세련된 문장은 아니지만, 한가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마추어 자신의 펜 솜씨로 과장이나 거짓은 하나도 없고, 사실을 사실대로 솔직히 썼다는 점이다.
이 책이 온 국민이 햄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웅이 되었다면,
나의 소원은 이루어진 셈이다. 끝으로 이 책을 만드 는데 있어
수지타산을 도외시하고, 결손을 각오하며 우리 나라의 아마추어 무선 보급을 위하여 출판을 단행하여
주신 라디오기술사 차서욱 사장님과,
자료제공에 많은 협조를 하여준 HM1BB 김영걸
OM, 그리고 삽화를 그려 주신 HM8CQ 하성한
OM 에게 깊은 감사를 드려는 바이다
1973
년 4 월 20 일
KARL
창립 18 주년기념일에
HMIAJ
조 동 인
KB6IR
태평양을 끼고 해변을 따라 남북으로
걸게 뻗은 캘리포니아의
1번도로. 한쪽으로 보이는 새파란 태평양이 시원스럽고,
그 바다 건너에는 한국이 있다는 생각으로 향수를 자아내는 이
1번도로는 경치가 좋은 관광도로로도 유명하다.
이도로를 달리며, 한쪽 손으로는 자동차의 핸들을 잡고,
한쪽손으로는 옆에 붙어있는 아마추어무선국 KB6IR/mobile의 디이얼을 돌린다.
이러다가 운이 좋으면 가끔 한국의 아마추어 무선국 전파가 잡히기도 하고, 일본으로부터의 전파는
거의 매일 수신이 된다. 비록 자동차에 설치된 간단한 설비이고,
짤막한 자동차용 안테나지만, 탁 트인 바다만 건너면 한국이나 일본이기 때문에 전파의 홉수도 적고
비교적 쉽사리 통화가 가능 해진다.
"HL1XYZ, HL1 X-ray Yankee
Zebra, 여기는 KB61R mobile, King Baker Six India Radio
입니다. 들리면 응답 바랍니다. 오버”
이쪽 신호가 약하여 한국에서
잘안들릴 때에는 일본의
"햄"이 곧 잘 중계를 하여주기도 하고,
흔해빠진 캘리포니아의 미국인 무선국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리기위하여 호출도 한국말로
하면, 신호가 조금 약해도 쉽게 식별이 되어 회답을 얻기가 쉬워진다.
"KB6IR, KB61R
여기는 서울의 HLlXYZ 입니다. 반갑습니다.
귀국의 신호는 RS35 정도로 알아 들을수는 있으나 조금 약합니다.
이쪽신호 어떻씁니까? 오버.”
"HL1XYZ, HL1XYZ.
여기는
KB61R/mobile 현재 태평양 바닷가를 운행중인 자동차에서 전파를 내기 때문에 신호가 약해서 미안합니다만,
귀국의 신호는 RS46 정도로 잘 들어오고 있읍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서남쪽 약 40km 지점을 남쪽을 향해 달리고 있읍니다....."
X
X
X
X
X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발상지이며
중심지로,
통칭 씰리콘 밸리 (Silicon Valley)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남쪽 80km
의 "싼타 클라라”에 전가족과 함께 2년간만
가있을 예정으로 회사에서 파견되어 이사를 온것이 1973년
9월이었다. 미국에 와 보니,
모든 외국인에게도 아마추어무선사의 자격만 따면, 그날 부터 어느 나라
보다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아마추어 무선국을 운용할수 있다는 지상 천국이였다. 한국에서와 같이
무선사 자격증을 받고도, 무선국 허가를 또 받아야 하고,
그것도 고정국, 이동국,
단체국등 종류에 따라 따로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가허가네 준공검사네,
운용개시계네 하는 복잡한 절차가 많은것이 아니라, 아마추어무선사 자격증에 호출부호가 이미 찍혀져
나와, 그날 부터 고정국을 운용하던, 이동 운용을 하던,
아마추어무선국 시설을 안하고 말던, 10년짜리 면허증이 만기가 될때까지는 제멋대로니 이런 천국이
있을수가 없였다.
그래도 처음
1년은 아파트 생활에 안테나 치기도 힘들었고, 미국 사정에도 익숙치
않아 근신하고 있었으나, 이런 천국에서 "햄” 노릇
못해 보고 되겠느냐고, 지금까지 거의 안써 잊어버리다 싶이한 "모르스부호”를
두세달 연습한 끝에 (미국은 모든급에 대하여 “모르스부호”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음.),
FCC
시험에 도전하여, 한국의
2급아마추어무선사 정도에 해당하는
General Class 면허를 따서 W6FII 라는 미국의 호출부호를
받았으나, 미처 아마추어무선국 시설을 해보기도 전에 대만 근무로 발령나서,
모든식구를 거느리고 다시 대만으후 QSY(주파수변경이 변하여 이사의 뜻)하고
말았다
1978년에 대만 근무를
끝내고 다시 “싼타 클라라”로 QSY back 하여,
이제는 미국에서의 장기 체류를 각오한 터라,
집도 사고 다시 안정이 되었으므로, 드디어“햄"용
기계에 수천불을 투자하고, 뒷마당을 파헤쳐 콩크리트 기초를하고 높이 15m
의 안테나 철탑까지 세워, 드디어 전피을 내기 시작하였다.
"CQ DX, CQ DX, This is W6FII
William Six Foxtrott
India
India
"
그런데 왠일인가?
목이 아프게 외쳐도 대답하는 DX “햄은 없고,
저회끼리 떠드는 소리만 무수히 틀릴뿐이 아닌가? 가끔 가물 가물 들리는
진국(교신하기 힘든 나라의 아마추어 무선국)을 불러도
회신을 받기는 히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미국에서의 아마추어무선국 운용 몇 달만에 터득한것은,
불과 백여국의 아마추어 무선국 밖에 없는 한국에서, 실제로 멀리
DX QSO(원거리 교신)를 하는"햄”은
수명정도 뿐이였으니 굉장한 진국 대우를 받았지만, 수만명의
"햄"들이 득실거리며,
그나마도 10킬로왓트급의 강력한 전파를 최고급의 안테나에 실어 보내는“캘리포니아"에서
lO0왓트 송신기로 나오는 "W6FII" 국을 누가 홍미나 있을것이냐?
하는 것이였다.
결국 한국의 호출부호 HM 자체가
10배 100배의 전력 보다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고,
미국도 결코 아마추어무선의 천국만은 아니고, 장점이 있으면 반드시 단점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
할수 밖에 없였다.
그후 곧
General Class 보다는 한급 높은 Advanced Class
면허를 받아, 호출부호도 KB6IR로 바뀌었으나,
이래서 DX QSO는 결국 포기할수 밖에 없었고, 주로
미국내에서 전파를 내는 옛 HM OM 들을 찾아 잡담을 하거나,
어쩌다 교신이 되는
HM국들과의 교신에 흥분하기도 하였었다. 당시 미국내에서 전파을 내던
OM들로는
ex-HM1AB(ex는“예전에"의 뜻)
조요윤 OM (Pittsburgh, Pensylvania), HM1AC
최윤근
OM (Phoenix, Arizona), HM5BF/HM5BG 깅동호/김숙자
부부 (Washington DC), HM1AY 황등일 OM (Canada),
HM1BB 깅영걸 OM (Santa Clara, California)
등 약 십여영의 옛 OM 들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W/K
또는 VE 호출부호로 전파를 내고 있어서, 심심치 않게
서로 전파로 만나, 외국에서의 향수를 달래기도 하였으며,
지금은 더 많은 한국인이 미국에서 아마추어무선국을 운용하고 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햄"
생활이 재미가 없었던것만은 아니었다. 지동차에 송수신기를 달고 광활한
평야를 달리면서 전 미국의
"햄”들과 잡담을 나누거나, 길을 묻기도하고,
전화연락을 부닥하기도 하는것도 재미 있었고, 자동차 번호판을 내 차에는
"HM1AJ", XYL 차에는
"HM1AM" 으로 붙였고, 주로 장거리 여행용인 Van(한국에서는
"봉고”로 통하는 차형)에는
"KB61R"을 붙이고 다니다 보면, 생전 처응 보는 "햄"이
지나가면서 경적을 울리며 인사를 하고 지나가기도 하였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었던 교신은
로스앤젤리스 바로 북쪽에서 후레스노( 캘리포니아 중동부의 씨아라산 밑에 있는 도시)에
있는 아마추어무선 중계국(Repeater Station)을 통하여 샌프란시스코까지 장장
700km의 거리를 보통은 가시 거리 이상은 가지 않는 l왓트의
144MHz 초단파 핸디 토키로 교신하였을 때와,
미국의 서해안을 달라면서 자동차의 모빌 이동국 안테나로 비록 신호는 약했으나 한국이나 일본과 교신하였을 때였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회사일도 바뻐
아마추어무선국을 운용할만한 시간도 없고,
법적인 제한 때문에 “햄”생활을 못하고 있지만, 회사를 고만두고 미국에 돌아가면 또다시
KB6IR의
전파가 푸른 하늘을 누빌것임은 틀림이 없다.
특히 은퇴하여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는 가장 적당한 취미일것이기 때문에.....
끝으로 한마디만 더한다면, 외국어에, 특히
영어나 일어에 능숙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매일 매일 실제로 외국인과 영어나 일어로 통화를 하며,
돈 안들이고 특별한 노력 없이 산 외국어에 익숙해 질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길이 아마추어무선임을 밝혀 둔다.
특별한 공부도 필요없고, 학원에 갈 필요도 없이,
집에 앉아서 틈틈이 취미를 즐기다 보면, 저절로 외국어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취미의 부산물로 가장 효과적인 회화 공부가 되는것이다.
이것은 수십년 "햄" 생활에서 얻은 나의
경험에서
실감한것이고,
외국에 살아보지도 않은 수 많은 국내 "햄"들이
누구보다도 외국어 회화에 능숙하다는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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