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매칭
"CQ 콘테스트.
CQ 콘테스트. 여기는
HMlXY...." 시간은 오전
3시. 전 세계의
햄들이 평소에 닦아온
그의
기술과
시설을 총동원하여 세계적인
교신경기이며 햄들의 올림픽인
콘테스트에 한번 참가하면,
오전 3시건 오후
3시건 관계 없이 무선기
앞을 떠나지 않는다.
햄들의 콘테스트는 세계
각국의 아마추어 무선연맹
주최로 1년에도 수십번씩
열리고 있으며, 대개
만 48시간 또는
72시간 동안에 누가
제일 많은 아마추어
무선국과 교신하느냐?를
겨룬다. 자기 개인의
명예와 국가의 명예를
동시에 걸고 이
콘테스트에 참가하느니 만큼
밤을 새우는 것은
각오하고 시작 하는것이다.
이
밖에도
전파의 공중 상태에
따라 밤중이 아니면
교신이 힘드는 지역이 있다.
그래서 햄들은 때때로
이런 교신하기 힘든
지역과 교신하기 위해서도
밤을 새우는 수가
종종 있게 된다.
대개는 토요일 밤이
되지만, 만물이 고요히
잠든 밤중에 행여나
집안 식구의 안면방해를
하여 항의가 들어 올세라
스피이커는 끊고
수화기(보통 레시이버라고 하는
것)을 귀에
걸고, 가물가물 들리는
아프리카나 남극대륙으로 부터의
신호에 전 신경을
기울이면 잠은 별써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정신은 점점 더 말똥말똥해진다.
이렇게
가끔 밥을 새우자니
자연 건강에는 해롭고,
집안식구들과는 말썽이 생긴다.
그리고 이것은 열성인
햄일수록 심해진다.
아마추어 무선은
일종의 취미다. 그러나
무선을 취급하기 때문에,
가지가지의 부작용이 따른다.
이 부작용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최소한으로 감소
시켜야 한다.
작게는
자신이나 가족과의 문제로부터,
나아가서는 이웃이나 직장과의
문제, 크게는 국가나
사회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것이다.
무선용어에
"매칭 (Matching)"이라는 말이
있다. 보통 "정합"이라고
번역하지만, 균형이 잘
잡히고 서로 트러블
없게 잘 맞추는
것을 말한다. 그
반대어는 "미스 매칭".
가족이나 이웃이나 사회와의
"미스 매칭"을 어떻게하면
해소시키고 잘 매칭 시킴으로써
트러블 없이 아마추어
무선을 즐겨 나가느냐
하는 것도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국가나
사회와의 매칭
이제
우리나라도 후진성을 면하고
중진국 대열에는 끼는것
같은데, 나라가 양분된
탓인지 국민들이 보수적인
탓인지는 올라도 "무선
즉 스파이", "단파
즉 오열"이라는 등식이
아직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어디서
전신 소리만 나면 그
집은 스피이가 있는
집이 되고, 무전기만
발견 되면 우선
유치장 신세를 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어리석은 "무선 공포
사상"은, 옛날 일제시대의
일본 경찰이나 헌병들이
남기고 간 시대적
유물이지만, 그 후의
정부 담당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무선이 어느
특수 분야에만 이용 되고
특정인 만이 무선의 혜택을
받던 시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건만, 아직도
무선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는 정부의 구시대적
정책이, 준전시하라는
우리 나라의 정세와
함께 전 국민을
이러한 무선 공포증
환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망상증은 단지 계몽으로
그러나
세계는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이제
선진 각국에서는 무선이
유선과 동일하게 일반
국민에게 이용되고 있다.
시민무선은 일반 시민이
아무나 무전기를 휴대하게
하고 있으며, 그
밖에 택시무선이 종횡무진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토록
무선이라연 떨던 일본 조차도
택시무선, 시민무선이
개방된지 오래다. 그런데
아직도 무선이라면 특수시,
신성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정용 라디오와 조금만
색달라도 "무전기"로
불리는 우매한 사상은
없어져야 한다. 세칭
무전기라는 것도 별것
아니다. 가정용 래디오에서
부분품 몇 개만
바꾸면 이북과는 얼마든지
통신할 수 있는
무전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살인이
무서워 식칼의 사용을
일체 금지 한다는
넌센스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초가 삼간이 다 타도
빈대 타죽는 것이
반갑다"는 식의 사고방식
때문에 우리 나라의
무선계가 발전을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슬픈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어쨌는
이러한 현실속에서, 생활속의
무선, 시민속의 무선인
아마추어 무선국을 차려놓고
무선통신아닌 무전통신(보통
이렇게 부른다)을
하자니, 자연히 국가나
사회와의 사이에 "미스
매칭"이 생기고 만다.
아마추어 무선국 허가에
경찰의 신원조사서가 붙는
것은(전파관리법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송수신기라도 한번 운반하려면
"국민 의 지팡이"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조그만 휴대용 무선기를
들고 거리에 나갈
생각은 아예 꿈도
못꾼다. 물론 체신부장관의
허가장이 있으니 간단한
검문정도로 끝나고 말기는
하겠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만나는 경찰관 마다 검문을
당했다가는 한이 없다.
송수신기를 사오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려 기계를
빼앗기고, 후에 허가장을
가져다 보이고 찾아왔다는
실례는 얼마든지 있다.
한국적인 사실이라고
시인하기에는
후진국의 타이틀이 너무나
사모치는 일이다.
휴대용
무선기를 들고 거리로,
피크닉으로 활보 할 수만
있다면 일단 유사시에
비상통신망을 구성하여 국가와
사회에 봉사 할 수도
있으련만, 우리 나라에서는
생각도 못할 노릇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에 공산국가라는
말썽 많은 존재가 있다.
햄들의 상대국이
공산국가에서 나오는
아마추어국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것은
순전히 콜 사인에
의존한다. HM 이 한국을
표시하듯이, U로 시작되는
것은 쏘련이고, DM은
동독이고, ZA는
알바니아고....
그러나 전 세계에는
3백여개의 이런 국적표시
전치부호가 있으므로, 이것을
모조리 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도
햄이 된지 여러해되면
공산국가의
식별 쯤은 하지만, 갓
시작한
햄은 중요한 몇
나라 외에는 일일이 리스트를
찾아 봐야 안다. 그런데
이런 나라의 햄들도
"아마추어 무선은 비정치적,
비종교적, 비영리적이기"
때문에 곧잘 우리를
불러온다. 이 때
리스트를 뒤지다가는 상대를
놓치고 만다. 급한
김에 국적도 확인하지
않고 교신해 놓고 보면,
수일 후에
"귀국은 공산국가와 다음과
같이 교신하였으므로.."
하는
소위 "전파 감시
적발 통고서"라는 것이
날라 온다. 전국의
전파감시국은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우리의 교신을
감청하고 있으므로,
위법행위나 위규행위는 곧
적발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산권과의 교신 내용이래야
별것 아니다. 서로
인사나 하고, 주소,
성명, 송수신기나 가르쳐
주고, 수신상태의 보고나
하고 마는 정도지만,
이것이 문제가 되고
전파감시국 에 호출당해야
한다. 국가나
사회와의 미스 매칭.
이것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무선 분야에서라도
후진국의 이름을 벗고
무선에 대한 미신이
없어지는 날까지 스스로
조심하는 길 밖에 없다.
직장과의
매칭
아마추어
무선은 취미이기 때문에,
모든 햄은 직장이
있으며 특히 학생인
경우가 많다.
회시원이나
공무원인 경우 직장에서
아마추어 무선을 이해 하지
못함으로써 여러가지
미스 매칭이 생긴다.
콘테스트에
참가하거나 DX(원거리)국과
교신하기 위하여
밤을
새운다거나, 인공위성을
추적하기 위하여 결근을
한다든가,
여러 햄들과의 연락 때문에
회사 전화를
사용으로 많이
쓴다든가.... 이러한 일들은
모두가 그 햄의
근무성적 평가에 마이너스를
주는 결과가 된다
사장
“어제밤 또 CQ를
했군"
어떤
햄이 형편상 어쩔수
없어 아마추어 무선국을
직장에 설치했다. 물론
그는 되도록 자기
직무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여가를 이용하여 시간이
남았을 때만 CQ를
냈다. 그러나 상사의
눈에는 이것이 직무태만으로
보였다. 아무 것도
안해도 자기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한국적인 사고방식에 상반된
것이다. 결국 그는
아마추어 무선국을 철거하고
말았다. 각 직장 마다
직장 단위로 단체
아마추어 무선국을 회사
돈으로 설치해 주고,
사원의 리크레이션을 도모하는
외국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지만 이것이
한국의 실정인 것이다.
학생인
경우, 학교와 햄과의
미스 매칭은 보다
더 심각하다. 아마추어
무선에 열중한 나머지
학교의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
것이다.
전파의
상태가 좋으면 교신에
열중하여 결석까지도 불사하게
되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이것은 물론
어디까지나 자신의 문제이므로,
자신이 적당히 콘트롤
할수 있어야 하며,
취미가 본업을 앞설
수 없다는 철칙을
잊지 않고 잘
매칭시키는 수 밖에
없다.
이웃과의
매칭
햄들은
항상 이웃과의 "매칭"을
주의해야 한다. 높이
쳐놓은 안테나가 바람에
쓸어져 이웃을 해치는
수도 있고, 안테나를
세운다고 이웃집 기와장을
깨놓는 수도 간혹
있다. 울론 이것은
각자의 주의에 의하여
경감시키거나 없앨수도 있지만,
어쨌든 시끄러운 문제가
안 일어나도록 각자가
주의해야 한다.
BCI와 TVI
또
햄들의
전파가 라디오에
새어 들어가 방송을
못듣게 하거나
(이것을 BCI라
한다.), TV 에 들어가 TV를
못보게 하는
TVI를
일으키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축이나 테이프
레코오더에도 새들어가서
전축에서 "CQ, CQ"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법적으로도
햄이 책임지고 고쳐
주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일단 발생하면
이웃과의 사이에 금이 갈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어처구니 없는
것은 역시 무선
공포증 환자가 이웃에
많다는 것이다. 간첩을
잡으면 막대한 상금을
준다는 바람에
"우리
옆집에서 매일밤 삐이
삐이하면서 무전 소리가
나는데 간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여, 수고 스럽게도
경찰관의 심방을 받는
수가 있는 것이다.
울론 벽에는 체신부장관의
허가장이 걸려있고, 후진국일수록
장관의 사각 도장의 위력은
큰 것이기
때문에 결국
무사히 낙착되고, 경관
아저씨에게 아마추어 무선에
대한 일장 PR을
하고 끝맺게 되지만,
당하고 보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답답한 한국의 현실이다.
가정과의
매칭
아버지 : "전기값이 엄청나다"
XYL : " 식사는 하지 않고 어떻게 하실 참이죠?"
학교나
회사에서 돌아오면 햄들은
우선 송수신기의 스위치 부터
켜 놓는다. 밥 먹으라고
불러도 교신
도중이라면 교신이 끝날
때까지는 일어서지도
못할 뿐 아니라, 어떤
때는 책상위에 밥그릇을
올려 놓고 먹으면서
얘기 하기도 한다.
"귀국
신호 암도(감도)
오오습니다. (좋습니다.
)" 입안에 밥이 든
채 얘기하다 보면
상대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지금
밥 먹으며 얘기합니다."
하고
털어놓고 있으니 애교라고나
할런지?
밤
11시, l2시가 넘어도
잘 생각은 않고,
스피이커에서는 잡음 섞인
소리가 온 집안에
울려나오니 식구틀이 조용할리가
없다. 매일
이런 것은 아니고,
때때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집안 식구와 지내는
시간 보다는 무선기 앞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가족, 특히 XYL(부인)이
좋아 할리가 없다. 이래서
가족과의 사이에 미스
매칭이 생긴다.
그래서
햄들은 우선 전
가족의 햄화운동을
별이기도 하지만, 향상
대해야 하는 것이
가족이라 제일 골치 아픈
일이다. 어떤 가정에서는
전 가족이 아마추어
무선을 잘 이해해
주어서 무사히 넘어가지만,
어떤 가정에서는 이것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면 햄들만큼 착실한
사람도 없다. 술 보다는
아마추어 무선이
좋고, 밤 늦게까지
술 먹을 시간이 있으연
밤 늦게까지 무선기
앞에 앉아 있고,
술 먹을 돈으로는 부분품을
사들인다. lO0여명의 한국의
햄들 중에서도 술 먹기를
더 좋아하여 밤 늦게 까지
술 타령을 하는
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미국의
모 무선잡지에 "남편
감을 구하려면 햄을
노려라"하는 기사가 난
일도 있지만,
어쨌든
햄은 언제나 집안에서
"CQ, CQ"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즐거운 것이다. 덕택에
햄들이 음식점에를 가면
술장사가 안 된다고
비명이 날 정도다.
이러니
햄들이 나쁜 짓을
할리가 없다. 그리고
이것이 햄들의 자랑이기도
한 것이다.
- 13 -
|